애니메이션 한줄 표현
수인의 낙원, 그곳으로 가야한다. - BNA 1화 소개문
목차
서장. 아니마 시티에 어서오세요!
중장. 또 다른 주토피아. 그러나 다른 주토피아.
종장. animosity
후기. 트리거는 당겨진다.
평점 _ 트리거 애니메이션을 재미있게 봤거나, 수인이 나오는 이야기에 관심이 있는 분 들께 추천드립니다.
서장. 아니마 시티에 어서오세요!
BNA 애니메이션을 보고자 한건 2019년~2020년 쯤 새 티져가 올라왔을 때 쯤이었습니다.
당시 리틀위치 아카데미아를 본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인데다, 파스텔톤 화풍과 트리거 특유의 스토리 서사에 감명받아 트리거 작품은 모조리 챙겨봐야 겠다는 다짐도 했었습니다.
게다가 수인이라는 장르를 무척이나 좋아하기에 더욱 열렬한 환호를 내심 질렀습니다.
파스텔톤 화풍과 트리거라니! 분명 대작이 나오리라!
그리고 마침내 결말을 본뒤의 평가는 이러했습니다.
"트리거가 트리거 했다."
중장. 또 다른 주토피아. 그러나 다른 주토피아.
수인이라는 장르, 그러니까 수인이라는 점을 메인 소재로 잡은 작품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가장 유명한 작품이자 이야기의 예시로 들고싶은 작품은 디즈니의 '주토피아'와 넷플릭스의 '비스타즈'가 쉽게 떠오릅니다. 이 두 작품은 인간이 아예 배제된 세계관에서 이야기를 진행하고, 갈등 또한 동물적 특성에 기인하고 있습니다.
1. 수인은 기본적인 특징으로 '종족의 특징'을 부여받는다.
2. 초식과 육식의 갈등을 표현한다.
1번의 경우 주토피아에서는 인물의 체급과 습성, 거주 지역등으로 표현하였으며, 비스타즈의 경우역시 체급과 더불어 특정 시기에 암실이나 냉동실에 들어가 휴식을 취한다거나, 코뿔소같은 거대한 동물부터 쥐같이 작은 동물까지 주토피아와 동일한 표현을 볼 수 있었습니다.
2번의 경우 역시 마찬가지로 초식과 육식의 갈등을 중점적으로 다룬 이야기이기에 이는 설명의 필요성이 크지 않을것입니다. 육식은 초식을 잡아먹으려 하고, 초식은 현대화된 문명을 무기로 육식을 억압하려 하며 이로인한 갈등의 폭발과 재화합을 꾀한다.
이것을 통해 이야기의 맥락은 둘 모두 동일한 뿌리에서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BNA의 경우 조금 애매합니다.
1번. 종족의 특징을 부여 받았는가? 부여는 받았으나 앞선 두 작품들 만큼 강렬한 어필대신 자연스러운 표현을 사용하였습니다.
새 수인은 날아다니고, 두더쥐 수인은 땅을파며, 돌고래 수인은 수영한다. 주인공 미치루의 경우 치타의 다리나 개과 동물의 후각, 토끼의 귀, 카멜레온의 의태등을 사용하였긴 했지만, 미치루를 제외하고는 몇초 안되는 지나가는 장면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물론 외양이 전형적인 수인의 모습을 나타내었기에 동물적특징을 강하게 어필할 이야기 구성을 만들지 않을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2번. 초식과 육식의 갈등을 표현한다.
2번의 경우 완전히 배제되었습니다. 메인 스토리 라인이 수인간의 갈등보다 수인과 인간의 갈등이 핵심이었기에 때문인듯 합니다. 더불어 미치루의 성장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졌기에 이야기의 흐름이 수인에 대한 깊은 이야기 보다는 수인과 인간의 관계,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대한 메세지를 초점에 맞추었습니다.
이러한 선택은 오히려 이야기 진행에 더 좋은 선택이었던듯 합니다.
수인이라는 컨셉트를 가지고 이야기를 진행한다 해서 육식과 초식의 갈등이 반복된다면 다른 작품의 연장선 혹은 반복으로 비춰질테니까요.
그런데 괜찮은 주제와 맥락과 선택을 두고도 스토리를 망친다면 위의 지문은 아무런 소용이 없겠지만요.
종장. animosity
animosity(반감, 적대감). 의도된 것인지는 모르지만 애니메이션 속의 아니마시티와 굉장히 흡사한 발음입니다.
필자가 종장의 제목을 animosity로 작성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빈약한 서사에 대한것이기 때문입니다.
BNA는 많은 장점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수려한 파스텔톤 그래픽, 상황에 맞는 음악, 좋은 캐릭터성, 괜찮은 스토리 라인.
그리고 이를 모두 슬프게 만들 빈약한 서사도 가지고 있죠.
12화 동안 뱅크씬등이 없는건 아니었지만 이는 일부로 찾아보지 않는이상 신경쓰이지 않으며, 제작요령이자 단점에 속하지도 않습니다.
음악의 경우 이야기 진행에 맞춰 잘 구성되어 듣기 좋았으며, 나즈나와 미치루가 부르는 노래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캐릭터성의 경우 수인이라는 점을 강하게 어필하지 않았음에도 제각기 다른 특색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갱단 보스의 딸인 니나 플립, 흑막인 앨런 실바스타, 밍크수인이라 주장하는 암거래상 마리 이타미 등. 충분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충분하며, 니나 플립의 경우 에피소드가 따로 배정되었으며 인간과 수인의 갈등에 관해 충분히 효과적이고 충격적으로 서술할 수 있는 사건까지 제공되었습니다. 그러나 하지 않습니다. 마치 모든게 귀찮은듯 기-승-결 로 끝나버립니다.
스토리 라인또한 앞서 말한 캐릭터성과 시너지를 낼 순간이 많이 있었습니다. 수인 내부의 문제점이나 실체, 미치루의 수인에 관한 환상, 빈민가의 현실, 갱단의 이야기, 인간과 수인의 반목, 심지어 이야기를 장식한 니르바질 증후군 까지.
이를 종합하면 '트리거는 서술을 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튀어나옵니다.
이야기의 진행은 우연에 의존되며 개연성이 너무 약합니다. 우연은 나쁜것도 아니며 없는것도 아니지만, 이야기는 현실이 아닙니다. 명확한 창작자와 명확한 독자가 존재하는 세상에서 우연은 게임의 규칙을 무시하는 반칙의 느낌을 주기 쉽상입니다.
대표적으로 '실바스타가 니르바질의 해독약을 눈앞에 보고도 수인의 DNA를 없애는 약을 강제적으로 살포할 이유가 있는가?' 입니다. 니즈나는 분명히 자신의 혈청이나 자신의 몸을 이용한 협조를 어떠한 방식으로든 했을것입니다. 오오가미 시로의 반대가 있을지언정 옳은일이라는 명분아래 결말부분에서 허락했어도 될 일 입니다. 그러나 이를 무시했다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잡종수인들이 모여있기 때문에? 그럴수도 있을테지만 설득력이 강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수인이 인간으로 변한다고 앨런에게는 어떤 이득도 제공하기 힘듭니다. 차라리 순혈종을 내세워 수인의 지배를 한다면 모를까, 수인을 제거하고 일본의 총리에게 호감을 산다는 작은 이득 가지고는 말도 안됩니다. 아니마 시티를 이용한 수익성은 무궁무진하며, 시장의 언급에 의하면 아니마 시티에 흘러들어간 투자금의 금액은 아니마 시티의 유지에 기여율은 아니마 시티 운영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나즈나가 아이돌이 되었어야 했는가?', '수인의 역사가 길고 박해가 계속되었음에도 나즈바닐 증후군이 한번도 연구되지 않을수 있었는가?', '수인화 라는 상품성을 생각해볼때 수인병의 개발이 전혀 안될수 있었는가?' 정도가 있을것 같습니다.
물론 창작자의 설정에 대해 일반적인 논리로 무조건적인 비판은 안될것입니다. 그럼에도 일반적인 논리와 크게 괴리감이 있고 그것이 중복된다면 작품에 대한 평가는 나빠질수 밖에 없습니다.
후기. 트리거는 당겨진다.
사실 트리거 작품을 전부 보지 못했습니다. 정확히는 전부 끝까지 보지 못했습니다. 열혈물이 취향에 아닌점이 좀 클지도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인 취향은 오밀조밀한 이야기가 뭉쳐 서사를 표현하며 폭발하는 이야기를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그에반해 BNA는 중후반부부터 실밥이 풀려나가기 시작하는 밧줄과 같습니다. 좀더 쉽게 표현하면 '용두사미'일듯 합니다. 그나마 엔딩은 조금 깔끔하게 냈지만요.
최종적으로 BNA는 잘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일수는 있어도, 잘 만들어진 이야기는 아닙니다. 특히나 옴니버스식 이야기 전개는 리틀위치아카데미아보다 아쉽습니다. 차라리 2쿨 혹은 후속작을 기약하고 제작을 염두했다면 정말 잘 짜여진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평점 _ 트리거 애니메이션을 재미있게 봤거나, 수인이 나오는 이야기에 관심이 있는 분 들께 추천드립니다.
이야기 : 5점
작화 : 9점
음악 : 7.5점
안내. 지극히 주관적인 평가이자 일기임을 밝힘니다.
사담. 다시는 리뷰를 작성하지 않을줄 알았건만, 엔딩을 보고 너무 실망해 곧바로 작성했습니다. 트리거는 감독교체나 스토리 검수를 좀만 더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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